1등하십니까?
우리교회는 해마다 어르신 초청 잔치를 합니다. 어르신 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날씨가 좋은 계절을 택해서 시행합니다. 그분들을 모셔서 맛있는 식사도 대접하고 선물도 드리고 함께 예배도 드립니다. 모두다 함박웃음을 지으시는 모습을 보면 깊게 패인 얼굴 주름살 사이로 묻어 있는 삶의 고단함이 지워지는 것 같아서 우리도 덩달아 즐겁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흐뭇하실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면 윗 층에 있는 교회식당으로 올라가십니다. 그런데 예배가 끝나면 저는 축도를 하자마자 출구 쪽으로 달려가듯이 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르신들께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칩니다. 이분들은 출구까지 100m 달리기 하듯 가십니다. 그리고 평소에 잘 걷지도 못하신 분들도 거뜬히 4층까지 올라갑니다. 식당에는 똑같은 반찬과 똑같은 메뉴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일찍 올라가셔도 식사기도가 있은 다음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여전히 출구에서는 전쟁이 일어납니다. 뭐가 그리 바쁘신지 궁금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또 다른 계획이 있어서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문만 나서서는 아주 천천히 걸어갑니다.
저희 교회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편입니다. 예배를 마치면 출구를 향한 경주는 여전합니다.
계단까지도 뛰어 현관 밖으로 뛰듯이 나갑니다. 궁금증 나서 한 청년이 정신없이 나가기에 대충인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 봤습니다. 50미터쯤 빨리 가더니만 그 다음 부터는 아주 한가하게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왜 그렇게 서둘러 달려 나가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믿는 우리들을 향하여 믿음의 선한 경주에 그렇게 달려가라고 했습니다.
정작 달려가야 할 믿음의 경주에는 느릿느릿하고 경주해서는 안 될 것에는 죽으라고 달려가면
후회만 되고 맙니다. 그 결과 삶은 지치고 고단하고 팍팍해지기만 합니다.
그런 경쟁에는 욕심만 앞세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서 달려가기 때문에 반드시 멋진 결과를 얻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끝까지 달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지쳐서 중도에 쓰러지고 맙니다.
그러나 믿음의 경주는 거룩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달리기입니다.
거룩한 경쟁은 목적이 면류관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급입니다.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그분이 주시는 것입니다. 거룩한 경주는 주변사람들이 빨리 달리면 빨리 달리고 천천히 달리면 서나 서나 달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푯대 되신 주님만 바라보고 신실하게 달려갑니다. 단순한 1등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차원 높은 거룩함으로 힘을 얻어 갑니다. 믿음의 경주는 외로움이라는 산고개도, 시련이나 고난이라는 높은 고개도, 조롱과 비난이라는 역풍이 세차게 불지라도 오직 주님이 주실 면류관을 얻기 위해 달려가는 것입니다.
잠깐 군중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 찬 환호성을 듣고 싶어 모든 힘을 쏟아 1등으로 달려가고 있습니까?
그런 1등은 조금 지나면 단순한 추억거리에 불과할 뿐 아니라 자신만 기억하는 순간일 뿐입니다.
주님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1등일 뿐입니다. 아직도 이런 1등을 위한 경쟁의 경주를 하고 있다면 허탄한 일일 뿐입니다.
예수님을 자신의 그리스도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거룩한 믿음의 경주를 이미 시작한 것입니다.